힘든시간이 많았지만 이겨내고 다시 일어나 열심히 달려온 나의 인생 이야기를 적어보려 한다.
EP1. 내 꿈은 국가대표
어렸을적부터 운동을 너무 좋아해 운동선수의 꿈을 가지고 태극기 마크를 가슴에 달고 올림픽에 나가는 것 이 꿈이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육상선수로 활동하였으나 부모님께서 운동선수가 되는 것에 대한 반대가 심하셨다.

그러던중 럭비선수이셨던 외삼촌의 부모님 설득과 권유로 중학교부터 럭비 선수를 하며 국가대표의 꿈을 꿀 수 있게 되었다.
이땐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고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에 정말 하루하루가 행복했다.
그러나 중학교 졸업을 앞두고 부상을 당하면서 병원에서 검사를 받다가 혈소판이 매우 낮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대학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하였다.
중학교 졸업 후 다시 일반 고등학교를 입학하고 잠시 선수 생활을 중단하며 병원 검사와 치료에 전념하였다.
6개월 경과를 보고 다시 정상 수치가 되어 있다면 선수로서 복귀해도 괜찮다 하였으나 시간이 흐르고 나는 결국 특발성 혈소판 감소증이라는 희귀병을 진단받았다.
의사선생님이 더 이상 운동선수 생활을 하기에 위험하다는 진단을 하였고 그렇게 나의 첫 번째 꿈은 끝이 났다.
꿈을 잃어버린 슬픔과 병원 생활이 너무 힘들고 고되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고등학교 1학년때의 기억은 지금까지도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다.
병원 치료가 점차 적응되어 갈 때쯤 고등학교 2학년 겨울 궤양성 대장염이라는 또 하나의 희귀병이 찾아왔다.
이 병은 틈만 나면 나를 괴롭히며 일상생활을 힘들게 하였고 가장 최근까지도 나를 다시 한 번 벼랑 끝까지 몰아갔다.
EP2. 선수트레이너로의 새로운 시작과 끝
아픔과 병원 생활에 적응하고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며 힘든 시간을 극복해나갔고 마음속으로
"더 이상의 좌절은 없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서 나아갈 거다"
라고 다짐했다.
그리고 새로운 꿈이 생겼다. 내가 비록 운동선수를 할 수는 없게 되었지만 선수를 서포트 하는 선수 트레이너라는 꿈이었다.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공부지만 다시한번 일어나 최선을 다해 노력하였고 시간이 흘러 원하던 대학을 가게 되었다.

대학교에 들어가 공부를 하며 트레이너로 일을 하였고 선수 재활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가르치며 많은 보람을 느끼면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대학졸업을 앞두고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행하였다.
코로나 예방접종을 한 후 갑작스레 궤양성 대장염이 악화되었고 입원 치료를 받았지만 악화와 호전이 반복되며 트레이너 일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이때 치료를 받으며 현실적인 고민을 하게 되었다.
내가 이 트레이너라는 직업을 계속할 수 있을까?
직업적 특성상 대면을 해야 하는데 내가 종종 입원을 하게 되면 내가 관리하는 선수와 고객에게 피해가 간다. 선수때만큼은 아니더라도 계속해서 몸을 가꾸고 하는 것이 내 건강 상태로는 무리일 것 같다는 판단이 들었다.
결국 고민 끝에 운동이라는 단어는 더 이상 꿈이 아닌 가장 행복했던 기억으로 마음속에 간직하기로 했다.
EP3. 개발자라는 목표. 또 한 번의 새로운 도전
트레이너 일을 정리하며 내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했다. 앞으로도 이 희귀병이 나를 괴롭힐 텐데 어떤 일을 해야 하지?
새로운 도전에 앞서 나는 두 가지 조건을 정립했다.
-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자. 그래야 열정을 쏟아낼 수 있으니까.
- 장소에 상관없이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가끔 병이 악화되어 입원 치료를 받을 수 있으니까.
그렇게 큰 고민을 하며 내가 좋아할 만한 것이 뭐가 있을지 과거를 돌이켜 보았다. 어릴 적 기억을 되짚어 보면 초등학생 시절 운동 외에도 방과 후 학습에서 로봇을 만들고 제어하는 것을 좋아했고 운동선수가 꿈이었던 아이는 정말 웃기게도 3학년 때까지만 해도 꿈이 과학자였다.
오랜 고민 끝에 개발자라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게임하는 것을 워낙 좋아하기도 했고 컴퓨터 앞에 앉아서 하는 일이라면 누구보다 오래 앉아서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있기도 했다.
언제나 그렇듯 가보지 않은 길을 나아가는 것은 어렵지만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즐거움이 함께하기에 재밌는 시간을 보내며 개발자로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되었다.
EP4. 개발자로의 첫 걸음
대학 전공과는 너무나도 거리가 먼 직업이었지만 무작정 공부를 시작했다. 혼자서 공부를 하다 이렇게 해서는 삽질만 할 것 같다는 생각에 부트캠프를 시작하게 되었다.
내가 전공자가 아니기에 그들의 지식을 따라잡기 위해 부트캠프가 진행되는 동안 정말 미친듯이 몰두하였다.그렇게 웹 백앤드 개발의 기초적인 부분을 공부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감을 잡기 시작했다.
부트캠프가 끝난 후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팀을 찾아다녔고 시작한 프로젝트에 운이 좋게도 경력이 높으신 분들도 있어 많은 도움을 받게 되며 이때 많은 성장을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웹 백앤드 개발자로 준비를 하며 취업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고 첫 번째 회사에 들어가게 되었다.
첫 회사에서도 좋은 사수분들을 만나 많은 것들을 배웠고 무엇보다 개발자로 일을 하며 다양한 분야를 접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다.
EP5. 내 인생 가장 큰 수술
첫 회사에서 개발자로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다 1년 7개월쯤이 지났을 무렵 24년 7월 궤양성 대장염이 급작스럽게 악화되었고 입원 치료를 하게 되었다.
거의 10년째 앓고 있던 병이기에 별 생각 없이 재택을 신청하고 입원 치료를 시작하였다. 보통이면 약물치료를 받으며 3일정도 뒤에 퇴원을 하는 거였지만 이번엔 약물이 통하지 않았다.

그렇게 점점 악화가 되어 죽을듯한 통증이 시작되었고 모르핀이라는 마약성 진통제를 맞지 않으면 통증을 버틸 수 없어 잠조차 잘 수가 없는 상태가 되었다.
새로나온 신약을 써봤지만 소용이 없었고 임상시험 약은 혈소판 감소증으로 인해 사용이 거부되었다. 물도 마실 수 없는 상태가 되었고 화장실을 5분간격으로 가며 혈변을 쏟아냈다.
의사선생님께서 이제는 치료할 수 없는 약이 없어 대장을 모두 절제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하셨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술이 밀려 있어 바로 수술을 할 수 없었고 입원을 한 지 한 달이 다 되어서야 수술을 받게 되었다.
수술은 총 두 번을 받아야 했고 대장을 모두 절제하는 첫 번째 수술을 한 뒤 배에 주머니를 달고 3개월 동안 다시 회사에 복귀했다. 3개월 뒤 배에 주머니를 제거하고 소장을 항문 쪽에 연결하는 두 번째 수술을 하였다.

이제는 나를 그렇게 괴롭히던 궤양성 대장염과 작별을 하였지만 수술 후 회복이 늦어지며 결국 퇴사를 하고 휴식을 하기로 하였다.
EP6. 휴식 그리고 도약을 위한 준비
큰 수술을 하게 되면서 다시 한번 큰 좌절을 겪었지만 불행중 다행으로 이제는 궤양성 대장염이 나를 괴롭히는 일은 없을 것 이기에 한편으로는 마음이 놓였다.

퇴사 후 몸을 회복하면서 그동안 공부해보지 못했던 것들도 공부하고 컨퍼런스도 다니며 해보고 싶었던 사이드 프로젝트도 진행하면서 시간을 보내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인생이지만 포기하지 않고 나아간다면 그 끝에서 뒤를 돌아보았을 때 지나쳐온 과정이 한 편의 재밌는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